“귀산 갈까?”
창원시 성산구 귀산동과 귀곡동 일원은 카페거리로 잘 알려져 있다. 주말이면 가족, 친구, 연인들이 이곳을 찾는다. 이들은 비단 ‘커피 한 잔’ 때문에 귀산을 찾는 게 아니다. ‘귀산’은 도심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드문 동네이고 드라이브하며 머리 식히기 좋은 힐링 명소다. “귀산 갈까?”라는 말 한 마디가 백 마디를 함의한다.
지금 소개할 ‘엘리브(창원시 성산구 귀산로 19)’는 귀산동 카페 가운데 하나다. 백 가지 이유보다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충분한 카페다. 그러므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우리 엘리브 갈까?”
산과 바다를 모두 담은 도심 속 힐링공간
마창대교에 오르기 전, 귀산터널에서 나와 샛길로 빠지면 작은 로터리가 나온다. 오른쪽은 두산중공업이 있고 왼쪽으로 귀산동이 있다. 귀산동 방면으로 더 달려 최근 조성된 삼귀동, 삼귀해안 삼거리 로터리에서 삼귀동쪽으로 간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소담한 가옥과 음식점 등을 지나 키위가 영글고 있는 밭을 지날 쯤 엘리브가 있다. 각 변의 길이가 각각 다른 사각형의 집합체 같은 3층 건물은 모던하고 세련됐다.
귀산이 드라이브 명소인지라 카페 주차공간은 여유롭다. 엘리브 아래에도 주차장이 있고 카페 맞은편 공터에 너른 전용 주차장이 있다. 건물주차장 쪽 출입구 계단에 올라서면 철갑상어가 살고 있는 야외수조가 보인다. 건물 내부는 입구 오른편에 외식공간 사야카츠, 정중앙에 겐츠베이커리, 왼편에 로스터리 카페 엘리브가 있는 구조다.
층고가 높고 탁 트인 엘리브는 채광이 좋다. 실외 풍경을 그림같이 담아낸 통창이 여러 개가 있어 답답한 느낌도 없다. 건축설계 당시 강연대 대표가 귀산의 아름다움을 한껏 담아내기 위해 직접 참여한 결과다. 1층, 2층, 3층 모두 산과 바다, 푸른 들과 하늘을 골고루 담았다. 전체적으로 좌석 간 거리가 넓고 좌석이 큼직해 앉기 편하다. 1층은 넉넉한 소파가 많고 2층은 작은 서가와 테라스가 있다. 3층 루프탑은 날이 선선해져 날로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직접 볶아 더 맛있는 로스터리 카페 ‘엘리브’
로스터리 카페 엘리브는 커피 원두를 직접 볶는다. 대중의 입맛을 고려한 중강배전의 에스프레소 음료와 다양한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는 애호가들을 위한 중약배전된 싱글 오리진 핸드드립 커피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 매달 새롭게 수입되는 스페셜티 등급의 뉴크롭들을 까다로운 선정기준을 두고 선별해 커피 문외한이라도 여타 커피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만큼 향기롭다. 산미가 강한 커피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메뉴판 아래부터 보면 된다. 주문이 까다롭다면 도움을 받자. 엘리브의 직원들은 보통 직원이 아니다. 저명한 커핑대회에 6명이 출전해 전원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공인받은 바리스타다. 이들은 맛있는 커피를 맛보고 싶은 고객에게 적당한 커피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엘리브의 자랑은 커피만이 아니다. 부드러운 목넘김을 선사하는 라테, 과육이 씹히는 에이드 등 음료는 물론 직접 만든 브런치와 보기 드문 애프터눈 티세트도 먹음직스럽다.
조현수(창원시 의창구) 씨는 아포가토 맛을 잊지 못해 종종 들리게 됐단다. “엘리브는 일단 규모가 커서 시원한 기분이 들고요, 책이 있어서 빈손으로 와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야외 테라스가 넓어서 바다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좋습니다. 쉬는 날이면 아이패드를 가져와 간단한 작업을 하기도 해요.”
중배전으로 생두의 맛을 살린 맛
커피 문외한도 달리 느껴지는 감미로움
검증된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 추출
커피 외 음료·디저트도 인기 만점
겐츠베이커리·사야카츠·문화가 있는 복합공간
조현수 씨의 경우처럼 강 대표는 고객이 머물며 행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갖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전용 선불카드나 싱글드립백, 싱글원두팩 등을 개발해 외부로 공간의 기억을 확장시키면서도 공간 자체의 기능을 잊지 않는다.
강 대표는 엘리브를 개업하기 전, 15년간 프랜차이즈 외식업을 경영했다. 여러 차례 전국 매출 1등을 올린 외식업계 강자였지만 ‘나만의 브랜드’를 갈망했다. 그가 십 수 년을 준비해 3년 동안 구체화한 것이 엘리브다. ‘인기 있는’, ‘호평 받는’이란 의미의 ‘Beliebt’를 이름으로 내건 만큼 콘텐츠에 자신 있다.
현재 엘리브에는 부산 3대 베이커리로 꼽히는 겐츠베이커리가 입점해 있다. 고객은 커피와 곁들일 디저트뿐만 아니라 소화가 쉬운 쌀식빵, 유기농 재료로 만든 건강한 빵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좋은 곳에 가면 떠오르는 얼굴들을 위해 고급스런 포장패키지에 담아 선물할 수도 있다.
또, 강 대표는 외식업 경영 노하우를 담아 돈카츠, 스시 전문 ‘사야카츠’를 론칭했다. 출중한 셰프의 눈짓과 손짓에 주방은 일사분란 가동된다. 하루 평균 300명의 고객이 사야카츠를 찾는데 비대면 시대를 맞아 드라이브 스루를 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명 맛집 사야카츠의 인기 비결은 카페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가족 외식 및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없다는 점이다.
맛있는 음식과 향기로운 커피 한 잔, 거기다 감미로운 음악과 감동이 있는 전시가 더해지면 어떨까. 엘리브에서 커피 한 잔을 하고 있노라면 잔잔한 재즈 선율이 마음을 적신다. 2층의 작은 서가는 갖출 것은 다 갖춘 북카페다. 카페 벽면에는 지역 사진작가들의 작품이 3~4개월 주기로 걸린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60평에 달하는 야외 테라스 공간에서 재즈공연이나 젊은 음악가들의 작은 음악회가 열릴 것이다.
‘선한 영향력’을 불러일으키고 싶은 꿈
완벽해 보이는 엘리브는 아직 성장 중이다. 고객이 행복한 공간, 오래 머무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강 대표의 노력은 멈추지 않는다. 준비 당시 ‘라이프 스타일을 파는 책방’으로 유명한 일본의 츠타야 서점을 벤치마킹했고 개업 이후엔 전국의 카페를 찾아다니며 공부를 하고 있다.
“고객과 직원, 오너 3가지 요소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제 첫 번째 목표입니다. 직원이 성장하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고, 고객이 머무르는 동안 행복을 느끼도록 공간을 제공하는 겁니다. 그러함으로써 지역사회에 조금이라도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습니다. 그것이 두 번째 목표입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 대한적십자사에서 진행하는 조손가정 지원 ‘Giving Club’ 캠페인에 경남 101호로 동참했다. 또, 지역의 저소득 아동들을 위한 정기적인 나눔활동에 동참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으로부터 나눔현판을 전달받기도 했다.
행복이 물드는 시간
거창한 목적이 없더라도 엘리브는 분명 행복한 공간이다. 브런치부터 디너까지, 시간대마다 행복한 얼굴을 볼 수 있다.
아이들 등교를 마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젊은 부모, 작업실이 마땅치 않은 프리랜서, 퇴근 후 친구들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회초년생, 간만의 데이트에 나선 중년부부 등 엘리브를 찾는 모든 얼굴엔 평온과 감동이 깃든다.
강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비 오는 날’이다. “산이 안아주는 것 같은 날입니다. 편안하죠. 멍 때리기 좋아요.” 엘리브의 싱글 오리진 한 잔과 ‘산뷰’면 세상 부러울 것 없다.
오늘, 엘리브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저녁노을이 유달리 아름답기로 소문난 엘리브는 공허한 마음을 행복으로 가득 물들일 게 분명하다.
ㆍ글 정재흔 월간경남 기자
ㆍ사진 전강용 사진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