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은퇴자금 인출전략 ‘트리니티 4% rule’

2026-01-20     월간경남

누구나 반백 살이 넘어 은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 막연한 불안과 이유 모를 두려움을 느낀다. 
인생에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을 보면, 1위 배우자의 사망 (100점), 2위 이혼(73점)……, 8위 해고, 실업(47점), 10위 정년퇴직(45점)이라고 한다.
은퇴는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고 누구나, 언젠가 마주해야 하는 일이다. 늙는다는 것이 ‘상실’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진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의 영향이라 생각된다. 
은퇴 전과 은퇴 이후 삶의 변화에서 가장 큰 차이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이다. 매월 들어오던 급여가 끊기게 되면 고정비에 대한 부담이 늘면서 가장 큰 현실 스트레스가 된다. ‘노후 설계는 연금으로 시작해서 연금으로 끝난다’는 말처럼 연금이 은퇴생활 설계의 핵심이다.

은퇴하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매달 얼마씩 꺼내 써야 할까? 장수 위험으로 고갈되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트리니티 4% 인출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4% rule이란 은퇴 후 매년 자산의 4%를 인출하면 30년간 자금이 고갈되지 않을 확률이 90% 이상이라는 이론으로 미국 트리니티 대학의 연구에서 비롯된 재정 계획의 기본 원칙이다. 은퇴 첫해에 자산의 4%만 인출하고, 이후 해마다 물가상승률만큼만 인출액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은퇴자산이 5억이라면 첫해 인출액은 5억 x 4% = 2,000만 원, 다음 해 물가가 3% 올랐다면 인출액은 2,060만 원이 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얼마가 있어야 은퇴 가능한지’에 대해 역산으로 생각해 본다면, 월 300만 원이 필요하다고 가정 시 300만 원 x 12개월 / 4% = 9억이 필요하다는 결과도 도출할 수 있다.
다만, 이 조건의 성립을 위해서는 주식, 채권 혼합 포트폴리오, 장기투자, 인플레이션 반영한 매년 일정한 인출 방식 유지를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 은퇴자에게는 빠른 물가상승률과 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인출전략의 수정이 요구된다.

첫째, 가변 인출전략이다.
전년도 자산의 일정 퍼센트만 꺼내는 방식으로 매년 잔고의 3.5%~5% 인출전략이다. 시장이 좋을 때는 조금 더, 나쁠 때는 조금 덜 인출함으로써 자산 고갈 방지에 강한 방식이다. 자신이 오래 버티는 장점이 있지만 생활비가 매년 달라져서 불안정한 단점이 있다.

둘째, 가드레일 인출전략이다.
시장이 좋아서 잔고가 많이 늘면 +10%, 시장이 나쁘면 –10% 인출전략이다. 안정성과 유연성을 둘 다 챙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계산법이 조금 복잡한 단점이 있다. 

셋째, 연금 + 인출 병행 전략이다.
예를 들면 매월 국민연금 100만 원, 개인연금 50만 원, 투자자산에서 50만 원으로 인출하는 전략이다. 시장 변동성에 덜 흔들리면서 안정적으로 생활비를 확보할 수 있으나, 국민연금 및 개인연금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액티브 시니어’, ‘뉴 시니어’라는 신조어를 들어본 적이 있다. ‘액티브 시니어’란 경제력, 소비력을 갖춘 50~75세에게 붙인 용어로 ‘능력을 갖춘 활동적인 중장년’ 정도로 해석할 수 있으며, ‘뉴 시니어’는 충분한 자산으로 소비 활동에 적극적인 중장년을 뜻한다. 한동안 방송가를 뜨겁게 달구었던 ‘오팔세대’들의 트로트 열풍은 마치 1020세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아이돌 팬덤 문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였다. 좋아하는 트로트 가수들의 굿즈를 구매하고 전광판 광고로 팬심을 드러내는 등 이제는 부모가 자녀들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즐기는 모습을 봤을 때 중장년의 삶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간의 성실에 대한 보답처럼 제2의 자아실현을 위한 도전과 여가를 활용한 투자를 아까워하지 않는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떠오르는 이유이다.
‘상실’이 아닌 ‘채움’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노후, 반색의 머리와 주름진 얼굴이 유독 근사해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둘점

글  BNK경남은행 창원영업부 선임PB 박둘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