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건축물 기행] 우리동네 행정복지센터 19화
모두를 위한 모두의 건축
과거에 공공건축은 중요한 대규모 건물 위주로 설계공모(설계자 2인 이상으로부터 각기 공모안을 제출받아 그 우열을 심사·결정하는 방법 및 절차)를 통해 진행되었는데 그 외의 건물은 금액과 자격을 심사하는 입찰을 통해 설계자를 선정하였다. 설계공모 적용 대상의 범위를 2013년 설계비 2억 원 이상일 경우로 넓혔으며 2019년부터 1억 원 이상으로 확대돼 새로 들어서는 거의 모든 공공건축물은 설계공모를 통해 설계자를 선정하게 되었다.
설계공모를 통해 설계자를 선정하는 방식은 심사위원들이 결정하므로 공개경쟁에 따르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건축물의 질적 수준은 높아졌다고 생각된다.
가격입찰방식의 행운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계획안을 제출해 설계자를 선정하는 방식은 계획안 자체에 많은 관심을 갖게 했다. 기존에도 많은 공공건축물이 지어졌으나 설계공모가 시행된 이후로 지어진 건물들은 기존과 다른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2018년 이후 비수도권의 일자리 감소 등의 문제로 청년층이 도시지역으로 유출되면서, 비수도권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 및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건설사업에 대한 투자 필요성이 대두되어 2018년부터 지역밀착형 생활SOC 확충 방안 등 일상생할에 필요한 필수 인프라인 생활SOC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41곳이 선정됐으며 점차 준공돼 사용되고 있다.
소개하는 두 개의 건축은 설계공모를 통해 선정된 비교적 소규모의 공공공간인 생활SOC시설을 결합한 행정복지센터이다. 오늘날의 공공청사는 지역주민들에게 대민 행정서비스뿐만 아니라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그중 동·면·읍 단위를 관할하는 행정복지센터는 지역사회에 가장 밀접한 근린생활권 내의 공적공간이다. 최근 행정복지센터는 주민자치시설과의 복합화 계획을 통해 주민자치기능 및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 복지, 편의기능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두 개 도로가 마주치는 모서리에 자리
하부층 열린 공간, 주민들 오라고 손짓
실내외 연계 테라스선 다양한 프로그램
진주 상봉동행정복지센터
(설계: 다림건축사사무소, 조만재 건축사)
두 개의 도로가 마주치는 모서리에 자리한다. 도로의 전면에 열린 마당을 두고 건물은 물러나서 편안한 느낌이다. 1층은 열린 민원실, 2~3층은 회의실과 주민자치 프로그램실로 구성돼 있다. 상부층은 흰색의 루버로 구성되어 통일감을 강조하고 3층에 있는 작은도서관과 연결된 테라스 공간을 안정감 있게 보호하며 주변 건물로부터의 적절한 시선 차단을 한다. 하부층은 기둥을 드러내고 열린 공간 구성을 통해 주민들에게 어서 오라는 손짓을 보낸다. 민원실은 폴딩도어를 두어 전면마당과 연계해 공간 확장이 가능하다. 또한 공간을 비워 뒤편의 작은 도로에서 오는 진입 동선을 전면마당과 연결하는 길을 만들었다.
2~3층은 테라스를 마련하여 외부공간과 연계되는 공간이 된다.
특히 3층의 경우 휴게실과 작은도서관으로 연결되는 테라스는 실내와 실외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이 이뤄질 수 있다. 옥상은 휴게공간으로 구성되어 주변을 조망하면서 쉴 수 있다.
이처럼 상봉동행정복지센터는 주변의 동선을 수용하면서도 개별 프로그램이 3개 층으로 나뉘어 분리하고 각 층에 외부공간을 만들어 좀 더 여유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주변서 쉽게 눈에 띄어 동네사랑방 역할
마당서 주민 행사·2층 테라스는 관람석
옥상휴게공간은 삼천포 앞바다 한눈에
사천 동서금동행정복지센터 ‘동서금랑’
(설계: 건축사사무소 사람인, 송인욱 건축사)
사천 동서금동에 위치한 행정복지센터이다. 이 건물 역시 모서리에 위치해 주변에서 쉽게 눈에 띄어 접근할 수 있다. 이름을 지을 때 랑(廊)이란 단어를 써서 동네사랑방 역할을 할 것임을 강조하였다. 이 자리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왔던 팽나무는 그 자리에 굳건히 서서 건축프레임 안으로 들어온다.
교차로를 통해 모이는 자리에 비워진 마당을 만들어 주민들의 여러 행사를 수용한다. 마당 주위로 형성된 2층의 테라스는 관람석 역할을 하고 노산초등학교에서 이어지는 두 개 매스 사이로 열린 길은 마당으로 모여들게 한다. 작은 도서관은 민원실과 동선이 분리되어 있고 2층의 주민활동공간과 실내로 연결된다.
작은도서관은 인접한 노산초등학교를 바라보고 학생들에게 어서 오라는 손짓을 보낸다. 이 공간은 민원인들과 같이 온 아이들의 대기공간이 되기도 한다. 높은 천장고의 공간은 소음을 흡수하고 다양한 공간감을 제공한다.
2층은 주민활동공간이다. 중앙의 마주침공간을 중심으로 회의실, 학습공간, 방음공간 등으로 구성된 공간은 중앙의 마주침공간에서 주민들은 모이고 외부의 테라스 공간으로 연결되며 이 공간은 1층의 마당에서 직접 연결된다.
옥상휴게공간은 삼천포 앞바다를 바라보는 조망공간이자 여러 행사를 수용할 수 있다.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민원실, 작은도서관, 주민활동공간 등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각자의 공간으로 진입할 수 있으며 이 동선들은 내부공간으로 다시 연결되어 분리와 결합이 동시에 일어난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경남에는 많은 행정복지센터들이 들어섰고 높은 건축 수준을 보여주는 건물들이 많이 있다.
소개한 두 개의 행정복지센터의 선정 기준은 지극히 자의적임을 밝혀둔다. 행정복지센터는 우리 주변에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공건축물이다. 그만큼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우리동네의 친숙한 공공공간이다.
우리가 잘 활용할 수 있을 때 우리의 건물이 된다. 모두를 위한 모두의 건축이 된다.
글·사진 건축사사무소 사람인 송인욱 건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