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암에 이어 우리나라 사망원인 2위를 차지했다. 심장질환은 심장과 주요 동맥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 심근경색증, 협심증과 같은 심장질환 발병률이 증가한다. 이는 우리 몸이 찬바람에 노출되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때 심박동수도 함께 증가해 심장질환에 따른 돌연사 발생률이 2배 늘어난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심장혈관센터 오주현 교수의 도움을 받아 심근경색증에 대해 알아본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막혀
심근이 죽어가는 심각한 질환
돌연사의 약 80%는 급성 심근경색증이 원인
돌연사의 약 80%는 심장질환, 특히 급성 심근경색증이 원인이라는 통계도 있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혀 혈액을 공급하는 부위의 심근(심장벽을 이루고 있는 두꺼운 근육)이 죽어가는 심각한 질환이다.
심장질환 가족력에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까지 있으면 위험도는 더욱 높아진다. 흡연을 하거나 비만이어도 마찬가지다.
급성 심근경색은 발견 즉시 치료한다고 해도 사망률이 30∼40%가 넘고, 증상이 심할 경우 1~2시간 내 사망할 수 있다.
흡연,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이 치명적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가슴 통증, 호흡곤란을 보이는 협심증과 다르다.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심근 괴사가 생기기 때문에 통증이 더 오래가며 수 시간 동안 지속하기도 한다.
관상동맥이 막히는 원인은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혈관 벽에 생긴 죽상경화반(혈전 주머니)이 터지면서 형성된 혈전이 좁아진 혈관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심근경색증은 40대부터 발병하기 시작해 주로 50대 이후 장년층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2019년 한 해 동안 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모두 11만8,872명이었다.
심근경색증은 소리 없이 찾아와 우리의 심장을 노린다. 흡연하거나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급성 심근경색증 위험이 약 6배 높다. 더군다나 가족력까지 있으면 돌연사 위험이 3~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증의 주요 증상은 가슴이 뻐근하거나 뜨겁고 쥐어짜는 듯한 느낌, 불에 달군 젓가락으로 가슴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 수반된다. 때로는 구역질을 하거나 현기증을 일으키며 체한 듯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심할 경우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맥박이 약해지면서 의식을 잃고 심장마비를 일으키게 된다.
증상 발생부터 시술까지
120분 이내로 시행해야
막힌 혈관 뚫고 넓히는 시술 권장
심근경색증 치료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최대한 빨리 막힌 혈관을 재개통해 피가 다시 흐르도록 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미국심장학회는 증상 발현 30분 내로 시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고, 응급 시술을 90분 안에 받아 증상 발생부터 시술까지 총 120분 이내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평소 없던 흉통, 어지럼증 등 심근경색증 의심 증세를 보인다면, 119를 통해 응급 시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30분 이내에 가야 한다.
증상 발생 후 골든타임 내 응급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심정지가 일어나고, 심장을 둘러싼 근육의 손상으로 심장 펌프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속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환자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심장마비를 일으킨다면 바로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분당 100회로 흉부를 압박하는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치료법은 크게 약물치료, 시술, 수술 3가지로 구분된다. 약물치료가 가장 편하지만 혈관 재개통 확률이 떨어지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약물치료가 편하지만 혈관 재개통 확률 떨어지고
효과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 걸려
최근에는 대개 시술을 권장한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받으면 응급 중재 시술 절차가 시작된다. 먼저 심장으로 통하는 동맥에 얇은 관을 삽입하고 3차원 심장혈관조영촬영기로 막힌 부분을 찾아낸다.
이후 막힌 부분을 뚫고 풍선으로 부풀린 다음 스텐트(얇은 그물망)로 혈관을 넓혀준다. 수술은 최후의 수단이며 과정이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만약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합병증이 있다면 수술을 한다. 여기에는 다리나 유방 쪽의 혈관을 잘라 막힌 심장혈관을 이어주는 관상동맥우회술이 있다.
관상동맥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인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 관리 중요
평소 생활 습관 개선 노력 필요
심근경색증이 누구에게, 언제 생길지 예측하거나 정확하게 검사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 따라서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관상동맥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인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이 있는지 확인하는 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흡연 또한 주요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심근경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을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도 발병에 영향 미쳐
운동이나 취미생활로 스트레스 줄여야
평소 생활 습관 개선 노력 필요
먼저 콜레스테롤이 적은 음식을 먹고 채소류와 같은 식물성 식품을 많이 먹어야 한다. 다음으로 몸에 맞는 운동을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으며, 비만일 경우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간에 걸친 과도한 스트레스도 심근경색증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좋아하는 운동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좋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심장혈관센터 오주현 교수는 “심근경색증은 예방이 최선이다.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통증이 가슴 또는 복부 등에 나타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통증이 15분 이상 지속되면 가까운 응급실에서 곧바로 심장을 검사하는 것이 심근경색증에 의한 치사율 감소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글 김진호 문화체육부 부장
도움말= 오주현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